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찬란한 태양 빛에는 우주의 신비로운 시간이 숨겨져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태양 표면을 떠난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8분 남짓입니다.
그러나 정작 그 빛이 태양의 ‘중심부’에서 태어나, 사방을 가로막는 강한 중력과 밀도를 뚫고 ‘표면’까지 나오는 데는 무려 1만 년에서 10만 년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 걸립니다.
태양의 거대한 응축력이 빛의 진행을 붙잡아, 빛이 진동하며 아주 천천히 빠져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경이로운 사실은 한 가지 놀라운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만약 지금 이 순간, 태양의 중심이 완전히 꺼져 종말이 온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구에 당장 암흑이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태양 내부에서 출발해 표면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빛들이 있기에, 인류가 태양 빛을 완전히 잃고 종말을 맞이하기까지는 여전히 1만 년에서 10만 년이라는 아득한 시간이 남아있게 됩니다.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냐고요?
태양의 발광과 함께 탄생하는 입자 중 ‘중성미자’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이 중성미자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곧장 빛의 속도로 질주하여 8분 만에 지구에 닿습니다.
따라서 지금 태양 빛을 분석해 중성미자가 검출된다면 태양의 심장이 여전히 뛰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반대로 어느 날 갑자기 중성미자가 검출되지 않는다면 태양의 중심이 꺼졌다는 경고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령 그런 청천벽력 같은 상황이 올지라도, 지구의 최종 종말은 그로부터 최소 1만 년 뒤의 일입니다.
우주는 인류에게 완충 지대와 같은 거대한 시간의 자비를 베풀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의 신앙 및 인생도 이와 닮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종말’이라는 단어를 마주할 때 가슴 시린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세상이 끝날 것처럼 종말론적 공포에 떨며 일상을 팽개치거나 마음의 평안을 잃고 폭주하는 이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설계하신 우주의 법칙이 보여주듯, 종말은 ‘가깝고도 먼’ 신비 속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설령 우주의 거대한 축이 흔들리는 징조가 보일지라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오늘을 살아가야 할 충분하고도 값진 시간이 허락되어 있는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종말을 예견하며 두려움에 떨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역사의 마지막 주권이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에 있음을 믿고, 담대한 마음으로 깨어 있으라고 권면합니다.
마틴 루터의 유명한 말처럼,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오늘 우리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이 말은 스피노자의 말이 아닙니다.)
묵묵히 내게 주어진 삶의 자리를 지키며, 하나님이 허락하신 하루를 값지게 채워가는 것이 가장 바른 신앙의 태도입니다.
치열한 삶 속에서 혹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마음이 흔들리고 계십니까?
우주의 종말도, 우리 인생의 마지막 순간도 모두 선하신 주님의 통치 아래 있습니다.
그러니 두려워 숨지 말고, 오늘이라는 축복의 시간을 담대하게 사십시오.
주님이 붙잡고 계시는 한, 우리의 내일은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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