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추전국시대 말기, 한 젊은이가 학문을 구하며 전국을 떠돌았습니다. 어느 날 개울가를 지나는데, 다리 위의 한 노인이 슬며시 자기 신발을 물에 떨어뜨리더니 청년에게 신발 좀 꺼내 달라고 청했습니다. 일부러 떨어뜨리는 것을 보았지만, 청년은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참고 물에 내려가 신발을 가져왔습니다. 내친김에 무릎을 꿇고 공손히 신발까지 신겨 주었습니다.
노인은 청년에게 닷새 후 아침에 다시 이곳으로 나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약속한 날 청년이 나갔을 때 노인은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게으르다며 불같이 화를 내고는 다시 닷새 후에 오라며 가버렸습니다. 다음 닷새 후에는 이른 새벽에 나갔지만 노인은 또 먼저 와서 화를 냈습니다. 결국 청년은 다음 약속 때 하루 전 저녁부터 다리에 나가 노인을 기다렸습니다. 밤이 깊어 나타난 노인은 공손히 서 있는 청년을 보고 비로소 흐뭇하게 웃었습니다.
노인은 일생의 심혈을 기울여 저술한 전술책 《육도삼략》을 청년에게 물려주었습니다. 이 노인이 바로 황석공(태공망의 학통을 이은 은자)이었고, 이 청년이 바로 한나라의 시조 유방을 도와 대륙을 통일한 전설적인 책사, 장량(長良)이었습니다.
고전(古典)에는 다소 과장이 있지만, 그 속에는 인간과 세상을 꿰뚫어 보는 깊은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사람이 지혜로울 수 있는 이유는 '역사적'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이라는 말은 한 개인이 항상 제로(0)의 출발점에서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들이 과거에 얻은 지혜의 토대 위에서 인생을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태공망의 경험과 지혜가 압축된 《육도삼략》이 토대가 되었기에 장량은 혼란의 시대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역사학자 토인비의 말처럼, 미련한 자는 경험을 통해서만 배우고 지혜로운 자는 역사를 통해서 배웁니다. 역사는 먼 과거의 기록만이 아닙니다. 내 할머니, 내 아버지의 훈계 또한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신앙 선배가 들려주는 조언도 그의 고민이 담긴 소중한 역사입니다.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인생의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다면, 우리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막아주는 영적 《육도삼략》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장량의 겸손이 그의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교만한 사람은 당장은 높아 보이나 오래가지 못합니다. 교만은 항상 남의 지혜를 무시하며, 자기 생각에 과도한 자신감을 주어 결정적인 실수를 하게 만듭니다. 반면 겸손하면 배우게 되고 모든 사람의 친구가 되며, 은혜를 오래 간직하게 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귀한 지혜의 마침표를 찍어줍니다.
“교만한 사람에게는 수치가 따르지만, 겸손한 사람에게는 지혜가 따른다.” (잠 11: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