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숙 집사님,
질문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번 주 공과 공부 때 아이들과 나눌 내용을 정리했는데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아이들에게 물어보려고 질문 리스트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 1,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임하셨다는 표현에 대해 저는 성령이 새가 사뿐히 내려앉듯이 조용히 고요하게 라는 의미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데 신학적 해석이 따로 있는 지 궁금합니다.
간단한 질문 같지만, 사실은 방대한 내용을 담은 질문입니다.
성령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 논의를 묶어 연구하는 과목을 '성령론'이라고 부르고, 기독교 신학의 한 축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간략하게만 설명해 보겠습니다.
성령의 임재
'하나님은 영이시다'는 선언은, 하나님께서 물질세계를 초월한 분이라는 뜻이 그 핵심입니다.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감각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聖靈(거룩한 영)은 우리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습니다. 이것은 오감을 비롯하여 인간의 모든 감각의 범주를 넘어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특별한 은총 속에서 특별한 사람들에게 성령의 임재를 나타내시는데, 이것은 일종의 '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시라는 말의 의미가 '감추인 것을 드러내다'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성령의 나타나심에 대하여 몇 가지 비유 혹은 설명을 합니다.
(1) 바람 같은 성령 : 생명
구약과 신약 성경에서 성령에 대한 가장 강력한 이미지는 '바람'입니다.
여기서 바람은 자연의 현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숨, 호흡을 뜻합니다.
그래서 바람 같은 성령은 '생명'의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지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 넣으셨다는 것도, 바로 '성령'으로 생명을 주셨다는 의미가 됩니다.
(2) 불 같은 성령 : 거룩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서 120명의 제자들이 기도 중에 성령을 받을 때에, 그들의 머리 위에는 '불의 혀' 같은 형상이 나타났습니다.
구약에서 불은 제사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을 나타냅니다.
바울이 성도들을 향하여 '너희 몸을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고 했을 때에, 그것은 성령을 받으라는 말과 같은 의미입니다.
불 같은 성령은 속된 것을 소멸하고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님의 역사를 나타냅니다.
(3) 비둘기 같은 성령 : 창조
창세기 1장에서 모든 창조 전의 상태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하나님의 신(성령)이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여기서 '운행'이라고 해석한 단어를 'hovering'이라고 영어성경에서는 번역하는데, 이는 새나 헬리콥터가 정지상태의 비행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상해보면, 새의 퍼득거리는 형상과 함께 바람이 계속 이어서 부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노아가 방주에서 비둘기를 통해 '감람나무 잎사귀'를 얻게 되는 것도 중요한 맥락을 가집니다. 심판 후의 새 세상에서 다시 하나님의 창조가 시작된 것을 알리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비둘기는 좋은 소식을 가져오는 새로 알려지게 되었지만, 보다 본질적인 성경의 메시지는 하나님께서 새일을 시작하셨다는 선언을 나타냅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는 장면에서 '비둘기' 같은 성령의 나타나심은, 구약(율법)의 시대를 끝내고 메시아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시작(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선언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성령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성경의 이미지입니다.
그렇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제사, 신탁, 선지자, 기적 등의 내용에 성령의 임재가 깊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인 설명 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겸손하고 조심스럽게 '고백'하는 형식으로 성령님을 증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
신학조차 성령님을 단언하거나 틀에 가두어 규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만큼 성령님은 자유롭고 다채로운 분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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